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구름모자 눌러쓴
구봉산
빗소리에 화답하여
담장이 덩굴 사이에
빼꼼히 숨어 핀
한 송이 꽃이 되었나?
천둥소리는
덜컹대는 창을 가린
희미한 불빛 넘어
어수선한 세상
난장(亂場)을 치우려고
시 적(示寂)을 넘는 가을 장맛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