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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7-10 16:26
글쓴이 :
정효경
조회 :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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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月꽃뱀
12
유혹은 이만큼만
명제도 여기까지
선혈의 가쁜 열망
하늘을 뿜어대고
누군가는 맞이 할
오늘의 최후
청초한 피바람
낭자한 육즙 향기가
채우고 다지는
짜릿 찌릿 신경계
살랑 살랑 꼬리로
배실 배실 눈길로
즐겁고 흥겨운 뱀
진솔한 욕망에 바치는
올해의 희생자는
날고 뛰는 항온(恒溫)의
무지한 것들
꽉 죈 똬리로
비틀어 받아낼
희열의 단말마는
고대하고 갈망하던
포식의 완성
현란한 독니의 군무
사악하게 시작되면
터져나는 살기로
넘쳐나는 축제
다정한 이웃들
비탈 빼곡 메운다
바들바들 살 떠는
날것들의 저항은
오만한 포기의
부적절한 핑계일 뿐
오장을 가득 채울
포만의 절정은
고요하고 은밀하게
완벽하고 신중하게
학살에 충만한 삶
황량한 2월에
불안한 불안이
밀려올 시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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