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 한국 문학 세상/ 시인 )
사과를 먹다가 보니 가운데 씨방이 있었네
문득 남자였었나. 먹을 수가 없었네.
그 씨앗들이 땅에서 싹이 돋고 꽃피고 열매 맺고
푸름이 우거지면
어린 새들이 지지배배 거리고 벌 나비가 노닐다 가네
세월 지나 아름드리 나무가 되면
그 옆에 사과꽃같이 예쁜 영혼 묻히리
여름날 길손들이 쉬었다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