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 한국 문학 세상/ 시인 )
어둠을 뚫고 칼바람의 그림자가
왕림한 후론
꽁꽁언 하얀 세상
평온을 뒤집더니
사나흘 지나
포근한 바람의 그림자가
빗방울과 함께 왕림한 후론
덜덜 떨다가
평온을 되찾은 가로수와 잡풀들
뾰족뾰족 파르르 생기 돋네.
형체도 없는 것들이
날며 들쑤시며 집 안팎 뒤집고 하네.
수줍은 봄이 물안개 물고 산 능선 넘어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