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귀뚜라미 우는 밤
뜨겁게 불던 바람이
계절의 외침을 듣는다
한 계승식 옮겨지듯
짧아지는 햇살을 맞는
산사에 종소리
무심 타 엉키어 살던
어지러운 삶의 이야기를
지는 해에 더치어 풀이려니
밤은 깊어만 가는데
미라처럼 말라가는 밤바람에
실린 종소리 그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