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때늦어 핀 꽃이라
탓하지 말게나 그렇다 한들
발화 못 한 인지보다 나으니
비바람에 태풍 부는 이유로
파랗게 그렸던 하늘을
휘 뿌옇게 덧칠한 채
나뭇잎 하나에 가렸다고
재기만 탐하고 있으니
밤에 밤일까 보냐
흩쳐놓아 갈변해 그린 그림 한 폭
새움. 찍어 생자를 낳듯
생자필멸함을 면하려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