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신/한국문학세상)
스멀스멀 자라나는
햇살에 대항하듯
일어서던 검은 길
막바지 열기로
빨갛게 익어가는
결실의 계절 가을날
어린 손주 품에 안고
그늘 가에 앉으시던
어머니 모습이 생각난다.
하얀 모시 저고리에
가을 안개 품에 안으시고
여행 가시듯 떠나신 어머니
그립다 스치듯
전해오는 어머니의
향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