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무엇이 저리도 좋을까?
지난밤엔 바람과 다투는 빗소리에
충혈된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면서도
무심한 척 외면을 한다고 해보지만
지난 일들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오늘도 어제처럼 이 길을 걷는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나뭇잎도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남남이 되어
사랑받던 품에서 떠날 준비를 한다고 해서
마음 둘 곳 없어 외로워는 말아야지
내일이라도 이 자리를 뜨고 나면 그때는
한세상 살다가는 세월 또 그렇게 맞으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