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月꽃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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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다닥 성급하게
산에 붙고 골로 튀며
산그림자 갈피에 갈피
혐오와 경멸 바꿔치며
화알 화알 불꽃에 붙어
너울 너울 화염을 타는
항구적 불안의 나와
시대적 불운의 내가
세상 아픈 흔적 몽땅
알룩 달룩 울긋 불긋
화사해서 더 화려히
바싹 바짝 불사르는
거대한 산 불타는 그림자
눈물로 들춰보는 갈피마다
수억 년 자수비단
산에 사는 무지개
번민과 고뇌의 불꽃을
불만과 격노의 화염을
시대와 존재로 불살라
빈 하늘 별들로 채우면
갸르르르 갸가르르
차분해진 세로동공
비단꽃뱀 태어난다
풀섶좌표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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