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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2-29 22:37
2月꽃뱀 39 (시)
 글쓴이 : 정효경
조회 : 981  

2月꽃뱀

 

39

 

화염과 불꽃으로 산 산길

태우고 그을러 볽아낸 후

 

미련 미련들 옹이 튼 자아

에 잔불로 엮어진 소멸이

 

눈물 핏물 돼 떠돈 능선에

매캐캐한 숯검댕이 산바람

 

쌩쌩 산기슭 소식 읽어준다

넘치는 육즙 감칠맛 육질을

 

숨구멍에 쟁여놓은 무리들

끼리끼리 살벌히 맞붙었네

 

갈래길 비탈길 샛길 길목마다

그대 땜에 주저하던 어귀마다

 

탐욕과 욕망 끝을 중무장해

네 맛 내 맛 탓하는 폭도들

 

능선에 매복한 급조폭발물의 살기로

복종을 강압하는 진화의 자살특공대

 

냉철하게 설득하고

살떨리게 해체해서

 

이 산 저 산 먼 산

산 산 산 출렁출렁

 

홑씨처럼 솜털마냥

나긋나긋 폴랑폴랑

 

영혼 안에 너울너울

불로 사는 산무지개

 

산그림자 갈피갈피

불꽃으로 휘감으며

 

이 산 저 산 먼 산

안에 안으로 살고픈

 

차가운 피 따뜻한 피

끌고 가는 동질의 삶

 

세로로 새긴 동공의 비단꽃뱀

진화를 단절하는 모범적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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