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月꽃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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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과 불꽃으로 산 산길
태우고 그을러 볽아낸 후
미련 미련들 옹이 튼 자아
에 잔불로 엮어진 소멸이
눈물 핏물 돼 떠돈 능선에
매캐캐한 숯검댕이 산바람
쌩쌩 산기슭 소식 읽어준다
넘치는 육즙 감칠맛 육질을
숨구멍에 쟁여놓은 무리들
끼리끼리 살벌히 맞붙었네
갈래길 비탈길 샛길 길목마다
그대 땜에 주저하던 어귀마다
탐욕과 욕망 끝을 중무장해
네 맛 내 맛 탓하는 폭도들
능선에 매복한 급조폭발물의 살기로
복종을 강압하는 진화의 자살특공대
냉철하게 설득하고
살떨리게 해체해서
이 산 저 산 먼 산
산 산 산 출렁출렁
홑씨처럼 솜털마냥
나긋나긋 폴랑폴랑
영혼 안에 너울너울
불로 사는 산무지개
산그림자 갈피갈피
불꽃으로 휘감으며
이 산 저 산 먼 산
안에 안으로 살고픈
차가운 피 따뜻한 피
끌고 가는 동질의 삶
세로로 새긴 동공의 비단꽃뱀
진화를 단절하는 모범적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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