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로 흐른 낮달
8.
푸드득 퍼드득 꺼져가는 물새소리, 흩날리는
바람의 길, 안 휘날리는 마음결, 펄렁팔랑 깊이깊이 침잠하는
하늘가, 로 파랗게 새파랗게 산란(散亂)되는, 부질없는 생각들, 갈라진 마음 울컥울컥, 넘나던, 끝없는 물금*가의
메밀꽃** 봉우리로 자란, 그날의 여운들, 물갈기 돼 뒤쫓고 있다
빈 마음 앓고 앓은 하늘, 에
풀려난, 세상의 색상 따라 동동 울적한 물감 따라 둥둥, 떠업혀
돌고 돈 갯물에 잠긴, 반쪽의 날들 위로 부서져 흘러버린 상심, 을
달랑, 한 점 무게로 떠오른 낮달, 갯벌이 파헤친 오랜 영혼에
비치는, 푸스름한 모반의 인연, 질퍽질퍽 붙잡고 있다 투명한
이쪽 우울, 까치놀*** 고운 이별까지 뭉개뭉개 붙들고 있다
*물금 – 수평선
**메밀꽃 – 낮시간 파도에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까치놀 - 저물녘 수평선에 이는 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