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세 발(洗髮)한 나뭇가지에 걸린
마른 잎에 그린 사랑 하나
등짐 지듯 파리한 은빛 날개
가지 위에 구구절절 독경(篤慶) 소리
따뜻한 햇볕이 찾아들 때야!
비로소. 행복한 삶을 배우겠지만
겹겹이 색바랜 얼굴을 하고
이제나저제나 눈길 한번 받으려
수취인 없는 엽서처럼
둥우리 속에 쌓여가는 나뭇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