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무엇이 그리 부끄러운지
외진 길섶 아래 숨어
몰래 피운 꽃 한 송이
위로받을 마음
닮은 곳 없는 모습
들에 핀 꽃이었지만
차가운 빗방울에
씻긴 눈물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휘 갈린 팔다리 부질없음을
깨 닳았을 때야!
어기진 꽃무덤 찬 서리에
애태우는 마음 봄이 되어
꽃향기 이슬 젖을 때
위로해줄 햇볕 찾아들 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