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 (시인/한국문학세상)
빗소리에 젖은 대청마루
무심히 달아 놓고
여닫던 파란 하늘 창
세상을 담은 이슬엔
거르고 묶듯
손을 모으던 버릇하나
하 울 속의 내민
지네 발처럼
자잘하게 들렸던 소금 소리
까마득한 벼랑 끝에서서
덩굴 같은 빈손을
가슴에 모아들고 세월에 물으니
덧없구나! 지난 우리 내 삶이
얻을 것 없는 공수레 같은 것
살아온 세월 옷 한 벌이 전부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