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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9-30 18:59
2月꽃뱀 40-1 (시)
 글쓴이 : 정효경
조회 : 785  

2月꽃뱀


40-1.


불멸 없는 불멸이 불멸한다 함은

진화로 진화가 역진하는 의지뿐

 

새소리 풀내음 굽이친 산길 물길

로 지독히도 문란했던 지난 여름

 

마음 밖 마음대로 우거진 녹음을

헤프게 드나들던 이 별의 밤들과

 

골짜기를 감고 돌아 휘어진 비늘들  

2月 투명한 얼음장 아래 끝내기 전

 

존재와 사랑 사이 얼어붙던 잎맥

자각을 내뿜는 입김에 깨지기 전

 

습성을 뚫는 인지가 유전된 맹독들은

불멸을 불면하는 고독 안에 채워진다

 

그렇게 여름만 편애했던 꽃뱀의 못된 습관

예리한 진화조차 역진화 한 각성의 끝에서

 

발 없는 세상 풀썩여댄 기억으로 증발하고

문란했던 계절은 조각난 허물 돼 너풀댄다

 

쩍쩍 삭풍에 터지는 진분홍 아픈 속살은

쌩쌩 키대로 쓰러지며 찍히는 풀섶 좌표

 

자아의 한랭전선까지 끌고 오른 그 사랑

화염과 불꽃이 불사를 산비탈에 놓아준다 

 

완전변태(變態)로 갈 허상의 제물처럼

진화를 탈피 중인 원시의 허물 층층에

 

한번은 두고 가야 할 존재의 흔적 곳곳

마른 풀잎 상처 깊은 등고선을 새긴다

 

변신 전 회한을 앓은 자아가 낼름대는

혀끝부터 불타 오를 2月 그 산비탈엔

 

여름 사랑 같은 존재로 아팠던 불면들

오늘도 오열하는 미완의 불완전변태가

 

천만 년 금단증상을 괴롭힌 불꽃무늬로

학살적 태생의 위험적 살기로 꿈틀댄다

 

진화를 역진해서 진보한 존재 하악 하악

밑불에 불붙을 미숙한 인식의 큰뱀 쉭쉭

 

냉랭한 주시가 싸늘한 동공 따라

차가운 존재로 사는 2月 하늘에

 

누군가의 이름들은 가슴으로 으깬 잎맥들

비단물결 진눈깨비를 따라온 똬리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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