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의 혀
최승리 (시 쓰는 필명)
솔방울을 하나 주웠다
수많은 혀가 나를 놀리고 있다
메롱의 혀,
절대 웃어넘길 수 없다
누군가 내 앞에서 혀를 내밀고 있다
그 누군가의 혀가 수십 개다
주워든 솔방울을 사정없이 던져버렸다
굴러가면서 순식간에
수많은 혀를 내밀고 있다
작은 혀의 끈질긴 모습에 감동이라도 한 것일까
나는 솔방울을 다시 주워들어
주먹이라는 집을 만들어주었다
주먹 안에 웅크리고 앉은
수많은 입방정
내 혀가 겁도 없이 나오려고 한다
메롱!
어딜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