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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12 14:48
작은이들의 벗 ‘책 읽어주는 남자’
 글쓴이 : 하은정
조회 : 4,967   추천 : 0  


도서녹음봉사로 인생을 업사이클하는 강신무 전 교장


(한국문학세상= 하은정 기자) 지난 해 평생 몸바쳐온 교단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강신무(63) 선생은 일주일에 두 번씩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을 찾는다.

평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쁨으로 살아왔지만 이젠 ‘책 읽어주는 남자’가 되면서 인생 본래의 것에 활용도를 더해 새로운 기쁨을 찾고 있다.

강 선생은 “한번 녹음을 시작하면 꼼짝 없이 45분 동안 책을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내 목소리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좋은 정보와 자료, 또는 행복감을 가질 수 있다면 이만큼 행복한 봉사는 없다”며 도서녹음자원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현재 시각장애인도서관은 녹음 및 점자도서 제작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한 해 1천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 시각장애인도서관을 함께 이끌고 있다.

그가 이러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인생을, 영(靈)을 깊이 있게 성찰해 보게 하는 친구가 있었다. ‘너는 선한 의도가 있으니 모든 일이 잘 될 거야’ 라고 격려해 주던 말을 믿으며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있을 때였다.

마침 그 친구가 시간이 있을 때 해달라고 부탁한 일거리가 있었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녹음봉사였다.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에서 자기가 읽어줄 책을 녹음해 테이프를 편집하고 CD로 만들어 시각장애인들에게 대여해 주는 일이다.

2010년 12월말 한국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장애인 수는 2,517,312명이고 그 중 시각장애인 수는 249,539명이며 전북의 시각장애인 수는 12,600명이다. 선천적 장애인도 있지만 후천적 장애인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시각장애인들이 이젠 고인이신 강영우 님처럼 꿈과 희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일을 하고자 했고,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전에 녹음실에 들어가 45분간 책을 읽어 녹음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9권의 책을 읽었고 10권째를 읽고 있는데, 도서 선정은 독서 마니어 친구가 권한 책도 있고 스스로 선정하는 책도 있다.

평상시처럼 일과를 지내던 어느날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취재를 앞다투어 하는 바람에 갑자기 ‘책 읽어주는 남자’로 떠오르게 되었다. 매사에 감사하면서 성실을 다하는 그의 봉사자세가 입소문을 타면서였다.

KBS TV 중앙방송 인간극장 촬영팀, KBS 전주방송 제1라디오 ‘정연우의 행복한 동행’과 성탄특집 ‘행복한 동행’, KBS 전주방송 제2라디오 ‘김태은의 가요뱅크’, 교통방송의 ‘교통방송 가족에게 드리는 마이크’ 생방송에 출연하는 한편, 전북중앙신문 취재에 응하는 등 능숙한 출연자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원봉사로 일하는 가운데 연락을 받고, 시각장애인들의 실상을 알리려는 마음에서 일했을 뿐이라 한다. 따뜻한 겸손의 자세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욕심 없이 비치는 강신무 씨, 그의 말에서 진지함이 묻어나온다.  

· 여러분은 행복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누구와 행복한 동행을 하고 싶습니까?
·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계십니까? 

‘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저와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행복한 동행을 하고 싶습니다. 천상병의 시 ‘귀천’에서처럼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고 말하는 데에서 그 자신과 함께 시각장애인의 행복한 삶을 보는 듯했다.

 

(제보=klw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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