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소개
머리글
‘나를 사랑하는 자에게는 노예가 되고,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는 주인이 되라’는 격언이 있다. 얼핏 들으면 아주
완전한 말같이 들리지만 그 말에는 허점이 서려 있다. 오
늘날을 사는 현대인에게는 어쩌면 이치에 타당한 말처럼
여겨지기도 하나 미워하는 자를 굳이 적대감만으로 대한다
면 내가 설 땅은 조금씩 좁혀질 것이다.
종교는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힌 자를 위해서 일하고 있
다. 그것이 종교가 이 땅에서 자생하고 있는 이유이자 매
력인 것이다. 하지만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성을
가진 분별력을 여러 해를 살아오면서 터득하게 된다. 고통
은 피할수록 눈덩이가 됨을, 그 고통을 맛보고 딛고 일어
서길 바라는 것이 어쩌면 신의 입장일지도 모른다. 쓴 맛
을 모르는 자가 어찌 단맛을 이해할 수 있으리. 우리는 세
상에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통찰을 배울 수 있고,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통해 지혜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슬기는 결코 거저 얻어지지 않는 조물주의 신중함이 곁을 지
키고 있기에 그 빛은 찬란함으로 다시 태어난다. 만일 인
간에게 평온한 일상만 계속된다면 더 이상의 진보도 성숙
도 기대하기 어렵듯이 여기에 수록된 여러 가지 글들은 겪
고, 느끼고 고뇌한 흔적 속에 생겨난 산물이라는 것을 묵
과할 수 없다. 비록 진실과 정의가 푸대접을 받는 어지러
운 세상일지라도 삶의 서정적인 풍경과 인생의 진정한 의
미를 그려보는 것은 이제까지의 삶을 한 번 더 뒤돌아보게
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라는 필자의 애절한 바람이 담
겨있다. 비록 힘겨운 날이 더 많이 우리를 기다린다 해도
조그만 행복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감성을 키워보자는
취지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독자의 의식에 못 미치는 글
을 써온 자신이 부끄러워지지만 수도자의 마음으로 인생을
좀 더 진지하게 살아가자. 어차피 인생이란 자신만이 만들
어 가는 것이기에……
2009년 5월에 차 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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