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月꽃뱀
42.
진화를 반역해 가는 2月
언제쯤
봄볕 같은 하루를 살 산 어디쯤
갈망에 날뛰는 운명의 길 저쯤에
평생을 뒤흔든 목숨 위쯤의 사랑
존재의 형틀로 굳어가는 숙명 밖쯤
미련과 회한의 차디찬 별로 빛난다
마음을 토해 멀어진 그때의 사랑 뒤
끝내 자각의 허상 계절과 결별한 뒤
독샘에 차오른 두 혀끝 사이로 깨어져
스치지 못할 인연의 기억만 더듬더듬
무너진 인식의 부서진 자아를 자책하는
수억 년 모범적 습관에 서글퍼진 꽃뱀
잊혀져 간 사랑마저 목숨 같은 산길에서
길 잃은 홑씨로 마주친 솜털모양 초록향
허물 속 차가운 주시로 혹독하게 추궁해
미련과 회한에 찬 별빛 세로로 벗겨내면
화려한 불꽃 속 이 별의 삶마저 끊고 갈 길 위
풀섶을 뒹구는 진분홍속살의 발 없는 아픔쯤에
튁튁 불티 튕기는 자백 끝끝내 실토할까
네 별로 갈 내 오랜 내방(來訪)의 좌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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