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이른 아침
수레를 끌고 있는
꽃샘바람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나른해지는 오후
하얀 너 풀 나비 한 마리
타들어 가는 속 모르고
챘대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옷깃 해물에 길어지는
구멍 난 배 재기 주머니
빈 수레 위에 쌓여가는 재티
늦은 해 질 녘에라도
아낙 마음 변하듯 만개하여
노랗게 채워질 빈 수레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