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봄이라고 겉모습만 그런건지
빗장을 걸어 잠근 채로
놓지 않는 옹고집
앞치마 허리춤에
동여매고
텃밭으로 나가는 바람
밭고랑 사이로
뾰족하게 내민 쑥 향기에
취하여 휘청대는 햇살
평온한 하늘을 일기장 삼아
우리 앞에 찾아온 꽃보다
고왔던 꽃향기를 일기장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