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참 많은 향기가 남아있습니다. 바람이 스쳐간 향기, 어제 아침의 향기, 얼마 지나지 않은 오늘 오후 4시의 향기도요. 사라진 것 같지만 은은히 내게 남아있습니다.
잠이 들기 전, 눈을 감고 그 향기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다보면 잊고 있었던 향기들이 납니다.
행복했던 봄날의 풀향기 기다림의 버팀이 장소가 되던 버스정류장의 향기 슬픔으로 가득 찼던 아름다운 밤 하늘의 향기
그런 향기들을 하나 둘씩 맡고 있다보면 불쑥 그 속에 섞인 그대의 향기가 납니다. 그리고 다시 그 향기들을 맡습니다. 맞아요, 저 향기들의 주인은 당신이었습니다.
그걸 깨달을 때쯤 나는 이미 잠들어 아침이 옵니다. 그래서 아침에 나는 늘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그대의 향기를 맡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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