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세상=나초롱 기자)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은 ‘사랑하라 분노하라 용기 있게 싸워라’를 발간했다.
이 책은 2000년 ‘여성국제전범 법정’을 열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도쿄에서 일본 천황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일본인 여성이 있다. 그가 바로 저널리스트이자 여성운동가 그리고 평화주의자인 이 책의 저자인 마츠이 야요리(松井やより)이다. 이 책은 그의 삶의 궤적을 담았다.
마츠이 야요리는 젊었을 때부터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슴 속에 품고 살아 왔으며, 그것이 그를 지키는 하나의 버팀목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그가 바꾸고자 한 세상은 어떠한 세상이었던가? 그것은 힘이 없는 자(저자는 ‘지극히 작은 자’라고 표현)가 핍박과 억압을 받고 있는 세상이며, 경제성장 중심의 ‘개발’이라는 이름을 쫓아 자연과 사람이 무차별하게 훼손되고 상처받는 세상이며,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가해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세상이며, 정의라는 이름이 제몫을 하지 못하는 세상이다.
당연한 듯 지속되고 있는 기존 사회 구조에 균열을 일으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마츠이 야요리는 일생 동안 지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분노’하며, 그만의 방식으로 때로는 홀로 때로는 작은 힘들을 모아 연대하여 ‘용기’ 있게 맞서 싸워나갔다. 그렇게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그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지금 이 시대는 강자와 자본 우선의 남성 중심 사회이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무조건 힘 있는 자, 힘 있는 국가만을 우선시하는 세계 군사주의와 세계 경제주의 하에서 지구 환경과 모든 생명들이 병들고 고통에 신음하는 시대이다. 지금 이 시대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은 마이너리티인 여성들에게 있다.
그 가능성을 저자 마츠이 야요리는 ‘위안부’들의 투쟁에서 보았다. 가장 힘없고, 배운 것 없고, 가장 치욕스런 폭력에 시달렸던, 평범한 약자였던 그녀들이 투쟁을 통해 세상과 역사를 바꾸었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던 해, 도쿄에서 열렸던 ‘여성국제전범 법정’에서 위안부들을 비롯한 몇몇 용기 있는 여성들은, 전쟁과 폭력의 책임이 일본의 ‘천황’에게 있음을 증언하였고, 공정한 판결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