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는 무료가 아니다 "굿 다운로더 캠페인"이 만든 시장 변화
(한국문학세상=장현덕 기자) 2008년 영화 해운대와 박쥐의 불법 파일 유출 사건으로 영화계가 큰 충격에 빠지면서 관계자들의 문제의식이 커졌다. 당시 불법복제물 시장규모는 1,000억에 가까운 시장규모가 형성되어 있었고, 영화 DVD 판매 시장은 2004년 6,536억 원에서 2008년 2,224억 원으로 크게 감소한 상황이었다.
이후 불법 복제물 유통을 막기 위하여 많은 영화인들과 관계자들이 2009년부터 본격적인 <굿 다운로더 캠페인>을 진행했고,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불법 다운로드 시스템 무력화 노력이 시작됐다. 불법 영화 헤비 업로더에게 첫 실형을 구현하는 등, 불법 영화 유포자에 대한 처벌 역시 강화됐다.
그 결과 올해 11월 26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8%가 음악이나 영화를 유료로 다운로드 받거나 구매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캠페인 이전에 비해 유료구매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된 것이다.
‘만화는 무료가 아니다’라는 인식 개선이 불법유통의 근절을 막을 수 있어, 하지만 영화나 음악 분야의 저작권 인식이 개선된 것과 달리, 만화 분야는 여전히 불법 복제물로 인해 만화가들이 물직적,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
만화시장의 경우, 포털 웹툰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웹툰이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이로 인해 영화나 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료 콘텐츠 이용 비율이 낮은 편이다. 2013년 발간된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게임, 음악, 영화 등 전체 콘텐츠 구입비용 대비 만화 콘텐츠 구입비용은 연간 3.0%에 불과하며, 이 구입비용에서 웹하드 만화 및 대여만화, 만화 퍼즐 및 카드 등의 콘텐츠 구입비용을 제외하면, 순수 단행본 및 잡지, 유료 웹툰의 구입 비중은 더 낮은 상황이다.
태생이 무료이다 보니, 웹툰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은 더욱 낮다. 연재가 끝나 완결된 작품의 유료 전환시 손쉬운 화면 캡쳐나 저장으로 쉽게 불법 다운로드가 되고 있다.
<갓 오브 하이스쿨>의 박용제 작가는 “디지털시대에 시스템만으로 저작권을 보호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움직임과 참여가 필요하고 독자들의 인식의 변화와 개선이 중요하다”며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신과 함께> 주호민 작가는 “저작권이 보호될 때 작품의 가치가 올라가고 그로 인해 발생된 수익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저작권 보호가 가져오는 만화생태계의 선순환 구조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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