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소개
백남열 두번째 시집입니다.
- 목차
차례
제1부 자연 속에서 살아요.
홍시의 꿈 · 11
유월의 동행 · 12
남산 숲 · 13
칠월의 동행 · 14
바람의 놀이터 · 15
봄의 전령傳令 · 17
생명의 뿌리 · 18
옥잠화랑 단비 · 20
이 또한 지나가리라 · 22
존경의 향기 · 23
태풍에게 · 24
흰 피 흘린 너에게 · 25
녹차 덕분이야 · 26
이런 6월 · 27
제2부 심고 가꾸리, 마중물 되게
결혼 축시 · 29
금구원의 비전 · 31
기우杞憂라면 · 32
김포 마중물 · 33
노인 시장 · 34
대왕님 · 35
사병 곁에 잠든 장군 · 37
세움 · 39
스승과 동행 · 40
심고 가꾸리 · 41
지하철 타면 · 43
초라한 스승 · 44
태극기를 달며 · 45
내일로 · 46
기적 아닌 것 · 47
현충원 · 49
제3부 나를 돌아봐
나를 찾아서 · 51
남 말할 게 없어요 · 52
남자의 자존심 · 53
누가 알아주나요? · 54
닥쳐야 · 55
독후감 · 56
동행이 좋아 · 57
떡 잠 · 58
반응 · 59
버리기 · 60
손과 눈 · 61
시인을 따라 · 63
아직도 · 64
나부터 · 65
어이 하리 · 66
오뚝아 · 68
유통기한 · 69
이사추억 · 70
인정받으면 · 71
일과日課 정리 · 7
제4부 비빔밥처럼 어울려
제5부 나를 넘어 관계로
- 저자
저의 보성 고향 집엔 100년 넘은 안채가 있고, 대나무가 숲
처럼 길게 둘러있으며 그사이에 샘이 있어 아버지께서는 샘물처
럼 맑은 물을 뿜어내 도움을 주라고 <죽천竹泉>이라는 아호를
지어주셨습니다. 순우리말은 <대샘>입니다.
저의 집에는 주렁주렁 열매 달리는 유실수가 많습니다. 모
두가 아버지께서 심으셨다고 하십니다. 모과나무, 살구나무, 배
나무, 유자나무는 한 그루씩이고 단 감나무가 많습니다. 그중에
장두감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그 나무는 대문 옆에 자리해
누나와 나, 동생의 놀이터였습니다.
봄에는 노란 감꽃이 많이 떨어져 실에 꿰어 목걸이로 만들
어 개선장군처럼 뻐겨보기도 하였고, 누나는 팔찌도 만들어 놀았
습니다. 감이 제법 자라 밤톨 정도로 커 가면 단지에 물을 넣고
감을 우립니다. 떫은맛이 없어지면 간식이 귀한 시절이라 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하였습니다.
가을이 되어 불그레하게 감이 익어가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감
을 한 바구니 따 껍질을 깎아 곶감을 만들어 높은 장대에 매달아
놓으십니다. 학교 갔다 돌아오면 곶감이 먹고 싶어 꼴딱꼴딱 침부터
넘어갔습니다. 그래도 참습니다. 드리어 곶감이 완성되면 상품上品
은 제사에 쓰신다고 따로 보관하시고 나머지는 먹으라고 주십니다.
곶감 파티가 벌어지지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늦가을, 나머지 감들이 두 주먹 크기로 커지면 달랑 한 개
만 남기고 모두 따 빈 항아리에 담아 홍시가 될 때까지 기다립니
다. 맛있는 홍시가 되면 할머니부터 차례로 드십니다. 6남매 중
다섯 번째인 제 차례까지 기다려 먹는 그 달콤한 맛은 지금도 잊
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홍시 계절이 되면 대봉을 구입하여 그 맛을 음미하
며 향수에 젖어봅니다. <홍시의 꿈>이라는 시가 나오고, 시집이
출간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감꽃에서부터 꾸었던 홍시의 꿈
은 어린 시절에 가졌던 저의 꿈과 같고, 성장 과정이 비슷하여 저
의 분신과 같습니다.
“그대들 속엔 내가 많이도 들어있어”
2020년 2월 죽천竹泉 서재에서
.홍시의 꿈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