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일찍이 점지해 놓고
가을 햇살 눈치를 보며
선심 쓰듯 상한 맘 달래려 한다.
바람에 흩어지는 간계로
빨간 석류 질끈 깨물린
깃 솔 아래 침샘이 터지면
가을 필살 붉은빛
멍석 붙일 펼쳐놓은 체
앞섶 활짝 열어젖히고
붉은 보석 내 몸 탐하여
속내를 감춘 추함을 비웃듯
숙의를 두른 보석처럼 빛나는 석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