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연인
연분홍 꽃말이 결백을 외칠 때마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다만 예정된 우연이라네
휑한 애정 영화의 각본대로
겨울 눈보라를 뚫고 나와
떠도는 돛배에 손짓하는 멋쩍은 봄의 혼돈
흔하디흔하게 제멋대로 나뒹구는
청춘의 잿빛 고독을 가득 안고 태어나
하늘 바람 절벽에서 부활한 양털 구름의 몽환
윤중로 잊힌 기억이 오롯이 일어설 때
나는 이제 너의 곁을 떠나야 한다네
밤별 들이 세상 끝에서 모두 지워질 때마다
너와 나는 다만 저마다의 상흔으로
남아 서로를 그리워할 뿐이라네
오래도록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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