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하루살이 / 湫 堂
조각난 하늘
높게 치솟은 빌딩숲
아침 햇살은
그림자처럼 골목길 돌아나가고
중천에 떠오른 태양은
빛을 잃고 어둑하다
핏발선 눈동자는
열기 속에 밤을 하얗게 태웠다
달빛도 별빛도
귀신같이 도래질 하는 네온불빛
내일이란 없다 오늘도 하루살이 같이
터질 것 같은 백열전구 아래 잠들어있다
비웃기라도 하듯 들려오는
술객들의 육두문자 소리에
가로등마저 주눅이 들었는지 졸고 서있다
오늘도 주린 배를 위로하며
담배꽁초에 연을 놓고 길게 도넛하나 만들어
하얀 밤 정적위로 날리며 내일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