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섬이 되었다
한잔 술로 잊으련다
함께 한 시간 잔 기울이던 친구도
시간 흐름도 모르고 수다를 떨던 친구도
흩어지는 상념속에 사라져가고
빈자리에는 친구는 갈 수 없는 작은 섬이 되었다
그래도 가끔씩은 손잡아 주던 친구여
너스레 떨며 배꼽이 빠져라 웃던 친구
아침 바람에 뺨을 스쳐가도 눈시울 붉히던 우리
힘에겨워 처진 어께에 위로하며 용기를 주던 친구는
삼킬 듯 밀려오는 파도 앞에 서있는 섬이 되었다
모습은 사라지고 변해버린 우리들은
산등성 넘어가는 노을속에 숨듯 옛 말이 되었다
웃음 소리는 해거름 속에 사라져가서
옷깃에 머물다 떠나는 미움도 그리고 그리움도 내려놓고
바람막이처럼 살아가는 너와 나는 작은 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