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박민석
밤이 짙어지면
고요는 창틈에 머문다
휑한 바람 다녀간 뒤
쓸쓸함 기대어 오지만
칠흙 같은 어둠에서
오열하듯 두 손 뻗어
지나는 시간 부여잡고
희미해진 생각의 뿌리를 찾는다
무엇이
이 밤을 외롭게 하는가 !
아무도 없는 공허함이 있고
살아 숨 쉰다는 정의도 없이
두 다리 버팀 하고 선
철옹성 같은 작은 방구석
허탈한 냉기가 헛돌고
한숨 섞인 정적이 맴돈다
대 낮의 수다는 사라지고
초겨울 깊은 밤 별빛 쏟아지면
초점 잃은 두 눈엔
지쳐버린 삶이 녹아들고
서슬퍼런 밤은
고개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