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기(시인/한국문학세상)
연록으로 변하여가는 날
가 개비 얼굴 흩어 하얗게 덮은
가슴앓이에 서린 이마
파란 하늘 향하면
빨갛게 익었던 뫼 위에
나뭇잎 돋치어 세우고
매바위 돌아서는 문 막이
마음마저 움츠리니
너마저 돋으려다 입 다물고
꽃샘바람 거센 숨 소릴 들었나
손님처럼 찾아온 새 옴 얼려
봄꽃 말고 하얀 옷 입히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