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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12-16 00:00
글쓴이 :
김은영
조회 : 7,062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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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너를 만나고 난 뒤
나는 또 비가 되어 울었다
우르릉 쾅쾅
뇌성벽력 속에
온 세상 적시는
여름비로 울지 못하고
마른 풀잎 한 웅큼 적시는
가을비로 그렁그렁 울었다
갈래야 갈 수 없고
올래야 올 수 없는
아픔으로 쌓인 산 앞에서
어쩌면 꿈일지도 모른다는
하얀 환상을 쫓으며
울어서 채우지 못한
서러움의 갈증은
먹장구름 덮힌 가슴속을
마른 번개로 찢었다.
- 백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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