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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1-07 00:00
[끄적임] 생각있음, 생각 없음, 그리고 삶
 글쓴이 : 김은영
조회 : 6,342   추천 : 0  

<생각있음, 생각 없음, 그리고 삶>


요즘엔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아.
생각 없이 되는 대로 감정에 치우쳐서 살고 있는 것 같아.
나를 포기한 건 아닌데..

가끔은 그런 나를 잊고 싶을 때가 있거든.
아주 가끔..그럴때면 생각을 하지 않게 돼.
그러면 생각이란 거대한 탑속에 나를 가두어두지 않은 채
그냥 되는 대로 살아 볼 수가 있거든.

그런데 그런 나를 보는 또 다른 사람들은
마치 내가 나를 포기하고 사는 것처럼 혀를 차며
안됐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젓고는 했어.
난 나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단지 생각없이 사는 것뿐이었는데도
사람들은 자포자기한 인간을 본 것마냥 그랬단 말야.

생각하며 삶을 살다보면 때때로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
밀려드는지 그들도 잘 알텐데.. 그들은 날 이해 못했어.
그렇다고 내가 늘 자신들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뜻만 따르며
살아야 한다고는 생각안해!

생각하며 사는 거!! 지긋지긋한 이성이란 걸 발휘하며 사는 거!!
강해보여서 좋대. 안정돼 보여서 좋대. 뭔가 확실한 것 같아서 좋대.
흔들림 없어서 좋대. 단단하게 다져져 있는 것 같아서 좋대.
늘 한결 같아 보여서 좋대. 그렇대..

나는 그리 좋은 걸 모르겠는데.
늘 생각하며 사는 삶, 진지하기만 하고 무겁기만 해서 부담스럽기만 한데.
이성은 충분히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을, 감정이 인정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 머리와 가슴이 터져나갈 것 같은데.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사는 삶이 뭐 그리 좋다고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이해못할 생각과 모습의 나를 드러내면 자포자기하네 뭐네 하면서 혀를 차는지
모르겠어. 단지 난 생각없이 사는 삶의 한 단면을 보인것뿐인데 말야.


아무튼 잠시나마 생각 없이 살면 편하기는 했어.
이것, 저것 따져보지 않아도 되니까 생활하기가 훨씬 수월했거든.

그런데 점점 겁이 나기 시작했어.
생각하기 싫다고, 생각도 없이 너무 편한 것만 생각하며 살다가
평생을 이렇게 도태된 상태로 머무르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 말야.
그러고 보니 생각하며 살아도
또 생각 없이 살아도 마음이 무거운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

후후!

그래도 난 웃어야겠지? 힘을 내야겠지?
아무리 그래도 난 복에 겨운 삶을 살고 있으니까.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 이들에게는 미래에 꿈꾸던 모습이 될수도 있는 거니까.
그렇다면 난 지금 어떤 이가 꿈꾸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되는 거잖아.
그러니까 난 그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거지.
그리고 조금은 고달파도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거겠지.

너무 감정에만 치우친 삶을 살다보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일을 만들게 될테니.
차라리 버겁고 무겁더라도 어느정도는 자제하고 숨기는 배려를 보이는게 나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이들을 위해서도 좋을거야.
그렇게 사는 것이, 풍요로운 삶을 만들기 위한 법칙이고 질서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의 올바른 처세라면 말이지.

아무튼 난 가끔 그렇게 무거운 생각으로 일관된 삶을 살다 견디기 힘이 들 땐,
모른 척하고 생각 없이 살기도 하면서 삶을 살아갈거야.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입담에는 상관없이
그렇게 <생각 없음>과 <생각 있음>의 사이를 오가면서...


-국어사전의 <끄적임>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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