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교실

노랑(怒浪): 무섭게 밀려오는 큰 파도

  •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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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야, 세상은 낯 뜨거운 잿빛이야.

저마다의 회색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영영 백색을 잃을 것만 같아 두려운가 봐.

먹물을 뒤집어쓴 듯한 저이도 한때 결국 눈송이 같은 소년이었음에 가슴이 시리곤 해.


옐로우야, 세상에 성실함으로 이겨낼 수 없는 일들도 있을까?

그럼 반대로 천부적인 재능과 압도적인 가문도 이겨낼 수 있는 성실함도 있을까?

때로는 낙관에 빠져 방관하고 또 때로는 비관에 갇혀 방황하는,

이 어리석음조차 뚫고 나올 성실함이 정말 내 안에 담겨있을까?


옐로우야, 나는 나의 웃음을 사랑해.

가식적인 웃음부터 헛웃음과 비웃음까지.

아무렴 납작한 미소 하나 띄울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을 거야.


옐로우야, 겨울 지나 하이얀 세상이 모두 녹아내리면 나의 봄은 다시금 잿빛만 아른히 피어날 것만 같아.

나의 발아는 멀리 있지 않은데 어째서 나는 자꾸만 멀리 두려는 걸까?


뜨겁지도 차갑지도 못한 나의 짙은 봄밤을 어서 어여삐 물들여주렴. 

옐로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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